공간을 나누어 광장을 펼치다 ②

2018년 2월 6일 업데이트됨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더해진 공간의 새로운 얼굴

첫 공간나눔은 2001년 미국 메릴랜드 주 인근 록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록빌의 어느 건물에 있는 작은 다목적 공간을 후원받아 지역 커뮤니티의 워크숍 모임을 할 수 있게 오픈했던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지역주민을 위해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2003년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섞여 사는 뉴욕의 한 작은 건물 2층에 ‘오픈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역민을 위해 우리의 공간을 개방했습니다. 이때부터 진정한 의미의 공간나눔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물 주인은 평소 크고 작은 후원이나 기부를 꾸준히 해오던 지역의 독지가였습니다. 이분이 월드컬처오픈의 ‘공간나눔’ 아이디어에 공감하여 세를 주고 있던 자신의 건물 2층 일부를 오픈센터 나눔공간으로 기부한 것이죠.





가령 매월 1,000달러를 꾸준히 기부해도 제한된 소수 외에는 도움을 받을 수 없지만, 같은 돈으로 공간을 하나 마련하여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 것입니다. 아직 동이 트지도 않은 새벽, 찾아올 이웃들을 생각하며 보이지 않게 매일 묵묵히 공간을 청소하던 공간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졌을 때 우리는 그곳에서 공간의 새로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이후 뉴욕의 오픈센터는 아시아, 남미 등지에서 온 다양한 언어와 배경의 이민자들이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새길 수 있도록 즐겁게 문화를 나누고 교류하는 지역 사랑방으로서 수년 동안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삶이 좀 더 즐거워지고, 건물과 그 주변 지역에 활기가 생겨났습니다. 지역사회가 좀 더 돈독해지고 건강해지는 데 일조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뉴욕 일대 다양한 곳에 오픈센터 나눔공간이 마련되어 여러 아티스트와 지역주민들이 문화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터전이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원하는 만큼

어떤 나눔이든 지속성과 확산성이 있으려면, 무엇보다 부담 없이 즐겁게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능을 나누는 것도, 금전이나 시간을 나누는 것도, 내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마음이 원하는 만큼 하면 되지요. 공간나눔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어떤 공간을 완전히 기부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은 여력이 되어, 혹은 어떤 공간이 일정 기간 동안 비게 되어 그동안 한시적으로 공간을 기부할 수 있으면 됩니다. 만약 어떤 시간대에 사용을 안 한다면, 정기적으로 그 시간대에만 기부할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영속하는 ‘센터’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의 공간이 허락하는 기간과 조건에 따라 나눔공간은 계속해서 다양한 곳에서 생겼다 없어지고 다시 생기기를 반복할 것입니다. 무수한 공간나눔이 모이고 쌓여 우리의 문화와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이고, 이러한 맥락에서 ‘공간 자체’로서의 의미보다 ‘공간나눔을 통해 풍성해지는 문화’에 의미를 담고자, 2010년에는 그동안 정들었던 ‘오픈센터’라는 이름을 ‘C!here(Culture! Here, 바로 여기에 문화)’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월드컬처오픈이 새로이 시작한 ‘Culture! Everyday, Everywhere!’라는 캠페인의 취지와도 연결됩니다.


언제든 누구든 함께

공간나눔 운동의 특성상 공간들이 수시로 다양하게 생기고 없어지는 가변적인 상황이지만, 필요할 때 변함없이 찾을 수 있는 지속적인 나눔공간이 한 곳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2011년 ‘W Stage’라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도 C!here 공간나눔 운동은 서울과 북경, 아시아 등으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C!here 공간나눔 운동을 통해 언제든 누구든 나눌 수 있고, 나누면 함께 즐겁고 풍성해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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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도시가 확장되고 발전하며 만들어진 수많은 빌딩들.이 많은 건물이 100%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한편으로, 문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도심속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공간’이었습니다. 비싼 대관료로 인해 춤 연습을 하지 못하거나, 모임을 갖는데 제약이 있거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지 못했던 일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