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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나누어 광장을 펼치다 ①

최종 수정일: 2018년 2월 6일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가 교류하면서 만들어내는 커다란 에너지의 흐름을 다른 말로 하면 바로 평화와 사랑이겠죠.  많은 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공간과 재능을 기부하고, 또 그렇게 형성된 ‘광장’에 나와 마음껏 문화를 즐기면 좋겠습니다.


모두를 위한 공간

저는 공간나눔 운동의 뿌리를 ‘공원’에서 찾고 싶습니다. 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즉 ‘모두를 위한 정원公園’입니다. 한강시민공원이 없는 서울을 한 번 상상해보세요. 당장 일상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허전하고 아쉬울 것입니다.


공원에는 언제 가보아도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 나들이 나온 가족, 술래잡기하는 아이들, 데이트하는 연인, ‘치맥’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친구들, 혼자 조용히 독서를 하는 사람…. 누가 시켜서 모이는 것도 아니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하는 까다로운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공장소로서, 서로에게 불편이나 피해를 주지 말고 함께 아끼고 잘 사용하자는 무언의 약속 혹은 자연스러운 시민의식이 있을 뿐이죠.


인간은 어울려 살아가며 행복을 추구합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무언가를 배우기도 하고 정보와 지식을 나누기도 하고 친구를 맺기도 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거나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요. 포털 사이트에 가보면 다양한 필요와 관심사에 따라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크고 작은 모임을 가지며 활동을 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강연, 세미나, 토론, 모임, 발표, 공연, 워크숍, 프로젝트 모임, 지식교류·재능나눔 모임, 지역사회 봉사 모임, 종이를 접거나 색칠을 하는 분들까지….


이런 활동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비용도 만만찮고요.

“공원과 같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화공간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마음껏 문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공간이란 늘 그곳에 존재합니다. 비어 있기도 하고 때론 인간들이 모여들어 무언가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비어 있을 때도 많은 곳이 공간입니다. 영화가 끝난 극장,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학교 교실, 1년에 몇 차례 회의를 할 때나 사용되는 회사의 대회의실, 1년 내내 거의 쓰이지 않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자투리 공간, 자주 비어 있기 마련인 개인 주택의 창고들, 노인들이 잘 찾지 않아 방치된 시골의 마을회관, 쓰레기가 그냥 방치된 오피스 건물의 옥상들…, 이런 공간들 말입니다.



“비어 있는 공간들을 찾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자!”

우리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굳이 공간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사용되고 있지 않은 빈 공간들을 지혜롭게 이웃과 나눌 수 있다면 그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

고층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도심, 점점 증가하는 공실空室들, 멋있는 공간이지만 특정 시간 외에는 주로 비어 있는 유휴공간들, 이런 공간들이 적절히 나누어지고 오픈될 수 있다면 기부자나 사용자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공간나눔은 바로 그런 아이디어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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